제소전화해 보증금 상계 주장,
임차인이 월세를 거부할 때
"보증금 있으니 월세는 나중에 정산하자"는 말, 법적으로 통하는지부터 화해조서 설계까지 정리합니다
임대인 입장에서 가장 답답한 순간 중 하나가, 임차인이 차임을 미루면서 "어차피 보증금에서 까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 때입니다. 틀린 말처럼 들리지 않아서 더 곤란합니다. 이 글은 이 주장이 법적으로 실제 어떻게 다뤄지는지, 그리고 이런 갈등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소전화해 조서를 어떻게 설계해 두면 좋은지 정리한 자료입니다.
"보증금 있으니 월세는 나중에"라는 말은 왜 나오는가
상가나 주택을 임차한 사람이 어느 순간부터 차임을 밀리기 시작하면서 "보증금이 몇 개월치는 충분히 되니 나중에 정산하면 되지 않느냐"는 식으로 말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당장 반박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일단 넘어가는 경우가 많고, 그렇게 한두 달이 지나면 연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는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 논리가 그럴듯하게 들리는 이유는 보증금이라는 담보가 실제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계약이 끝나고 목적물을 돌려받을 때 밀린 차임과 원상회복 비용 등을 공제하고 남은 금액을 반환하는 절차 자체는 실무에서 흔히 이뤄집니다. 문제는 그 공제가 이뤄지는 시점과, 지금 당장 차임을 내지 않아도 되는지는 전혀 다른 질문이라는 점입니다.
임대차 계약은 임차인이 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 대가로 매달 차임을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핵심입니다. 보증금은 계약이 끝난 뒤 정산을 위한 담보일 뿐, 계약이 진행되는 동안의 차임 지급 의무 자체를 대신하거나 유예해 주는 장치가 아닙니다. 이 둘을 섞어서 생각하면 임대인도, 임차인도 정확한 판단을 하기 어려워집니다.
이런 갈등을 사전에 차단하는 실무적인 방법이 제소전화해입니다. 소송을 거치기 전, 당사자 쌍방이 법원에 신청해 판사가 화해기일을 지정하고 그 자리에서 화해가 성립하면 화해조서가 작성되는데, 이 조서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 집행권원이 됩니다. 다만 임차인의 동의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 절차이기 때문에, 임대인에게만 유리한 일방적 장치가 아니라 쌍방을 함께 지키는 균형 잡힌 문서로 설계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특히 보증금 상계 주장은 계약 초반에는 잘 드러나지 않다가, 임차인의 자금 사정이 나빠지거나 영업이 부진해지는 시점에 불쑥 등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처음 한두 달은 "이번 달만 사정이 어렵다"는 식으로 넘어가다가, 어느 순간부터 아예 정기적으로 늦어지고 나중에는 "보증금에서 까면 되지 않느냐"는 말로 굳어지는 패턴이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됩니다. 이 흐름을 미리 알고 있으면 초기 단계에서부터 더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임차인과의 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초반의 연체를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태도가 오히려 임차인에게 "몇 달 정도는 밀려도 괜찮다"는 잘못된 신호로 읽힐 수 있고, 결과적으로 연체가 구조적으로 반복되는 계약 관계로 굳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명확한 기준을 두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됩니다.
임차인이 보증금에서 까라고 하면 정말 상계가 되는가?
민법은 상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을 정해 두고 있습니다. 민법 제492조제1항에 따르면 쌍방이 서로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채무를 부담하는 경우, 그 채무의 이행기가 모두 도래한 때에 각 채무자는 대등액에서 상계할 수 있습니다. 채무의 성질이 상계를 허용하지 않는 경우는 예외로 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쌍방의 이행기가 모두 도래해야 한다"는 부분입니다.
"보증금이 있으니 이번 달, 다음 달 정도는 거기서 까면 되는 것 아닌가요. 굳이 매달 현금으로 낼 필요가 있나요."
결국 임차인이 문자나 구두로 "보증금에서 제하겠다"고 통보하더라도, 그 자체로 차임 채무가 소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달의 차임은 여전히 미지급 상태, 즉 연체로 남습니다. 다음 달에도 같은 논리로 차임을 내지 않으면 연체는 계속 누적됩니다. 임대인이 이 부분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그럴 수도 있겠다"며 넘어가면, 정작 계약 해지나 명도 절차를 검토해야 할 시점을 놓치게 됩니다.
임대인에게 실무적으로 중요한 것은 이 논리에 흔들리지 않고, 연체가 발생한 시점부터 내역을 정확히 기록해 두는 일입니다. 몇 월분 차임이 얼마나 늦게, 혹은 전혀 들어오지 않았는지를 정리해 두면 이후 해지나 화해조서 집행 단계에서 그대로 근거 자료가 됩니다. 상계 주장은 대화의 소재는 될 수 있어도, 연체라는 사실 자체를 지워주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어야 할 부분은, 임차인이 실제로 상계를 주장할 수 있는 시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임대차가 종료되고 목적물이 임대인에게 반환되어 보증금 반환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뒤라면, 그 시점의 밀린 차임이나 원상회복 비용 등을 보증금에서 정산하는 것은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절차입니다. 다만 그것은 계약이 끝나고 명도가 이뤄진 다음의 이야기이지, 계약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매달 임의로 적용할 수 있는 논리는 아니라는 차이를 분명히 구분해야 합니다.
이 차이를 임차인에게 정확히 설명해 주는 것도 임대인이 취할 수 있는 실무적인 대응입니다. "지금 당장은 상계가 되지 않고, 정산은 계약이 끝나고 목적물을 돌려받은 뒤에 이뤄지는 절차"라는 점을 서면이나 문자로 분명히 전달해 두면, 이후 다툼이 생기더라도 임대인이 이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 자료로 남길 수 있습니다.
연체가 쌓이면 계약은 어떻게 되는가
상계 주장이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했다면, 그다음 질문은 자연스럽게 "그래서 연체가 얼마나 쌓여야 계약을 정리할 수 있는가"로 이어집니다. 민법 제640조는 건물 등의 임대차에서 차임 연체액이 2기에 달하는 때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임대차 전반에 적용되는 일반 원칙입니다.
다만 상가건물을 임대차하는 경우에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별도의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8은 임차인의 차임 연체액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상가 임대차에서는 이 특별법의 기준이 우선 적용되기 때문에, 실무적으로 상가는 3기 연체를 기준점으로 놓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체는 누적 계산
매달 조금씩 밀리는 것도 합산해서 기준 기수에 도달하면 해지 요건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상가는 3기 기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우선 적용되어 3기 연체가 임대인 해지권의 기준선이 됩니다.
상계 주장과 무관
임차인이 상계를 주장해도 요건 미충족이면 연체는 그대로 카운트됩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바로 이 글의 핵심입니다. 임차인이 상계를 주장하며 차임을 내지 않아도, 앞서 살펴본 대로 그 상계는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매달의 차임은 여전히 연체로 계산됩니다. "정산하면 된다"는 말로 시간을 끌수록 오히려 임대인의 해지권 발생 시점이 앞당겨지는 셈입니다. 임차인 스스로도 이 점을 정확히 모른 채 버티다가 뒤늦게 곤란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연체가 기준 기수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에도, 임대인이 곧바로 명도소송을 시작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연체는 계속 늘어나고, 상가는 영업이 정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을 사전에 대비해 두는 방법이 바로 제소전화해로 미리 조서를 마련해 두는 것입니다.
주택 임대차라면 기준이 조금 다릅니다. 민법 제640조가 정한 2기 연체 기준이 일반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상가보다 더 이른 시점에 해지 요건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글에서 다루는 보증금 상계 논리 자체는 주택이든 상가든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이행기가 도래하지 않은 채무는 상계할 수 없다는 민법 제492조제1항의 원칙은 임대차의 종류를 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화해조서에는 이 상황을 어떻게 담아야 하는가
보증금 상계 주장으로 인한 분쟁을 예방하려면, 화해조서를 작성하는 단계에서부터 이 문제를 염두에 두고 조항을 설계해야 합니다. 실무적으로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사실관계 조항에 "임차인은 보증금으로 충당될 것을 이유로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는 취지의 확인 문구를 명시적으로 넣어 두는 방식입니다. 조서에 이 문구가 있으면, 이후 임차인이 같은 주장을 하더라도 조서 자체가 이미 그 주장을 예상하고 정리해 둔 상태이므로 다툼의 여지가 크게 줄어듭니다.
다음으로는 연체가 특정 기수에 도달했을 때 명도 조항이 발동하도록 조건부 구조로 설계하는 방법이 실무에서 활용됩니다. 상가는 3기 연체를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고, 이 기준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연체 내역서 등 객관적인 자료로 증명하면 별도의 소송 없이 화해조서를 근거로 집행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조건부 조항을 집행하려면 조건이 성취되었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갖춰 집행문을 부여받아야 하므로, 연체가 시작된 시점부터 입금 내역과 연체 통보 기록을 꾸준히 정리해 두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다만 화해조서라고 해서 어떤 조항이든 자유롭게 넣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임차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강행법규 위반 조항, 예컨대 권리금 회수 기회를 포기시키거나 계약갱신요구권 자체를 포기시키는 내용은 조서에 담을 수 없고, 이런 조항이 포함되면 재판부 배정 이후 보정명령의 대상이 됩니다. 상계 항변을 차단하는 문구는 임차인의 정당한 권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법리상 인정되지 않는 일방적 주장을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므로, 균형 잡힌 조서 설계의 범위 안에 있습니다.
이런 조항 설계는 단순히 문장을 몇 줄 넣는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집행 단계에서 그대로 힘을 발휘하는 문구인지가 관건입니다. 저희 사무소는 제소전화해를 3,600건 넘게 직접 성립시켜 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후 강제집행까지 이어졌을 때 문제없이 작동하는 조서 문구를 설계하는 데 집중합니다. 다만 조서가 성립한 뒤 실제 강제집행 실행 자체는 저희가 직접 진행하지 않으며, 집행문·송달증명 발급 등 그 준비 단계까지 지원합니다.
조항을 설계할 때 임대인이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는, 문구를 지나치게 모호하게 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연체가 계속되면 명도한다"는 식의 표현만으로는 정확히 몇 기의 연체를 기준으로 삼는지, 그 사실을 어떤 자료로 증명할 것인지가 불분명해 집행 단계에서 다시 다툼이 생길 여지가 남습니다. 기준 기수, 증명 방법, 통지 절차까지 구체적으로 문장화해 두어야 조서가 실제로 집행력을 발휘합니다.
또한 상계 항변을 차단하는 문구와 연체 기준 명도 조항은 서로 별개가 아니라 한 세트로 설계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상계 주장을 이유로 차임을 거절할 수 없다는 확인 문구가 있으면, 임차인이 "상계했으니 연체가 아니다"라고 항변할 근거 자체가 조서 단계에서 이미 정리되어 있는 셈입니다. 이렇게 두 조항이 맞물려 있어야 실제 분쟁이 생겼을 때 조서 한 건으로 상황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미 연체가 시작된 상태에서도 제소전화해가 가능한가?
많은 임대인이 이 시점에서 궁금해하는 부분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미 차임 연체가 발생한 상태라도 제소전화해 신청 자체는 가능합니다. 제소전화해는 성립 시점을 기준으로 장래를 향한 집행권원을 만드는 절차이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조서를 마련해 두면 향후 연체가 기준 기수를 넘어설 때 곧바로 대응할 수 있는 근거가 생깁니다.
다만 앞서 설명한 대로 화해조서는 임차인의 동의가 있어야 성립하는 균형 잡힌 절차입니다. 임차인 입장에서 이미 갈등이 불거진 상태라면 화해 절차 자체에 협조적이지 않을 수 있고, 이 경우 화해가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적으로는 관계가 아직 원만할 때, 즉 계약을 새로 체결하거나 갱신하는 시점에 미리 제소전화해를 진행해 두는 편을 권합니다.
이미 연체와 상계 주장으로 갈등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면, 화해 절차를 시도하는 것과 별개로 우선 연체 내역을 문서로 정리해 두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몇 월분 차임이 언제, 얼마만큼 미납되었는지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면 이후 어떤 절차를 선택하든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자료가 됩니다. 임차인의 상계 주장에 일일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이 기록을 근거로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결국 제소전화해가 가장 힘을 발휘하는 시점은 갈등이 이미 커진 다음이 아니라, 계약 관계가 안정적일 때 미리 준비해 두는 순간입니다. 임차인도 아직 연체가 없는 상태라면 조서 성립 자체에 크게 거부감을 갖지 않는 경우가 많고, 오히려 명확한 기준이 정해져 있다는 점이 서로에게 예측 가능성을 준다는 점에서 협조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제소전화해 절차와 준비 서류
실제로 제소전화해를 진행하기로 했다면, 절차 자체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전화 상담으로 상황을 설명하는 단계부터 시작해 크게 다섯 단계로 이뤄집니다.
전화 상담
보증금 상계 주장, 연체 상황, 원하는 명도 조건 등을 10~20분 정도 설명합니다.
이메일 자료·견적 확인
상황에 맞는 화해조항 설계안과 견적을 이메일로 받아 확인합니다.
입금
절차 진행을 위한 비용을 입금합니다.
법원 접수
변호사가 신청서와 첨부서류를 갖춰 법원에 접수를 대행합니다.
기일 출석·조서 송달
화해기일에 출석해 조서를 성립시키고, 성립된 조서는 이후 송달됩니다.
여기서 임대인이 직접 관여하는 부분은 1단계부터 3단계까지입니다. 화해기일에는 대리인이 출석하므로 임대인이 직접 법원에 나갈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신청서의 핵심인 화해조항, 즉 보증금 상계 항변 차단 문구나 연체 기준에 따른 명도 조건 같은 내용은 상담 단계에서 충분히 논의해 정확하게 설계해 두어야 합니다.
준비 서류로는 신청서 외에 임대차계약서 사본, 등기부등본, 건축물대장, 토지대장, 인감이 날인된 위임장 2부, 관할합의서가 기본적으로 필요합니다. 임차 목적물이 건물 1층의 일부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위치를 특정하는 도면도 함께 첨부합니다. 인감증명서는 발급일로부터 2개월 이내의 것이어야 하고, 법인이 당사자라면 법인인감증명서와 법인등기부등본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비용은 쌍방 선임을 기준으로 월 임대료가 1,000만원 미만이면 70만원, 이상이면 100만원 수준(부가세 별도)이며, 여기에 인지대·송달료 등 법원비용이 통상 15만원 안팎으로 별도 발생합니다. 관할합의서를 함께 준비하면 어느 지역이든 관할 문제로 비용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신청부터 조서 성립까지는 평균 6개월 정도 소요되고, 사건에 따라 3개월에서 9개월 사이에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시간이 걸리는 부분은 위임장에 찍는 인감과 인감증명서입니다. 인감증명서는 발급일로부터 2개월 이내라는 기한이 있기 때문에, 미리 발급받아 두었다가 시일이 지나 다시 발급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기지 않도록 상담 일정에 맞춰 준비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등기부등본이나 건축물대장, 토지대장은 온라인으로 발급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습니다.
이 조항, 임차인에게도 필요한 이유
보증금 상계 항변을 차단하는 문구라고 하면 임대인에게만 유리한 조항처럼 들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임차인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장치입니다. 화해조서에 연체 기준과 절차가 명확히 정해져 있으면, 임차인은 "몇 기까지는 정상적인 계약 관계이고, 그 이상 넘어가면 어떤 절차가 진행되는지"를 미리 알고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기준이 모호한 상태에서 임대인의 그때그때 기분이나 판단에 따라 대응이 달라지는 상황보다, 오히려 예측 가능한 편이 임차인에게도 안정적입니다.
또한 상계 항변이 차단되어 있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밀린 것 같으니 나가라"는 식으로 임의로 압박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조서에 명시된 기준 기수에 이르지 않는 한 임대인도 명도를 요구할 근거가 없기 때문에, 임차인 입장에서도 일정 수준까지는 보호받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이런 상호적인 성격이 있어야 화해기일에서 임차인의 동의를 얻어 실제로 조서가 성립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화해기일에서 판사는 조서에 담긴 조항이 어느 한쪽에만 지나치게 불리하지는 않은지를 살펴봅니다. 강행법규를 위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면 그대로 성립되지 않고 보정을 거쳐야 하므로, 처음부터 쌍방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조항을 설계해 두는 것이 절차를 지연시키지 않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상계 항변 차단 문구 역시 임차인의 정당한 권리를 빼앗는 조항이 아니라, 법리상 인정되지 않는 주장을 미리 정리해 불필요한 다툼을 줄이는 조항이라는 점에서 균형을 갖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만나는 임차인들 중에도, 정확한 기준을 미리 알려주면 오히려 안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정도까지는 괜찮고, 이 지점을 넘어가면 이런 절차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과, 막연히 불안한 상태로 임대인의 눈치를 보는 것은 계약 관계의 안정성 자체가 다릅니다. 이런 이유에서 보증금 상계 관련 조항은 임대인 일방의 요구가 아니라, 계약 초기 상호 협의의 결과물로 자리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서 성립 이후, 연체가 다시 생기면
화해조서를 성립시켜 두었다고 해서 이후 연체나 상계 주장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조서는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미리 정해 둔 규칙일 뿐이므로, 실제로 연체가 발생하면 그 시점부터 다시 내역을 기록하고 조서에서 정한 기준에 도달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점에서 조서를 마련해 두었다고 관리를 소홀히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연체가 발생하면 우선 조서에 담긴 문구대로 상계 항변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임차인에게 다시 한번 안내하고, 동시에 매달의 연체 사실을 문서나 문자 등으로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쌓인 기록은 이후 기준 기수에 도달했을 때 조건 성취를 증명하는 자료로 그대로 활용됩니다. 조서가 있다고 해서 증빙 없이 곧바로 집행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평소의 기록 관리가 조서의 실효성을 좌우합니다.
만약 연체가 기준에 도달했는데도 임차인이 여전히 상계나 유예를 주장하며 버틴다면, 조서에 담긴 조건 성취 증명 절차를 거쳐 집행문을 부여받는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조서 작성 당시 문구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설계되어 있었는지가 실제 진행 속도를 좌우합니다. 애매한 표현으로 남겨 둔 조서는 이 단계에서 다시 해석을 두고 다툼이 생길 수 있어, 처음부터 정확한 설계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보증금과 차임을 둘러싼 흔한 오해들
보증금 상계 주장을 둘러싸고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비슷한 오해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몇 가지를 정리해 두면 실제 상황에서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오해 1. "보증금이 몇 달치는 되니 걱정 없다."
연체가 계속되면 상가는 3기 기준에 도달해 해지·명도 절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보증금은 명도가 끝난 뒤 정산에 쓰이는 재원일 뿐, 당장의 차임 지급 의무를 대신하지 못합니다. - 오해 2. "화해조서는 임대인에게만 유리한 제도다."
임차인의 동의 없이는 화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조서에는 임차인에게 불리한 강행법규 위반 조항을 넣을 수 없고, 쌍방을 함께 지키는 균형 잡힌 문서로 설계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 오해 3. "상계하겠다고 말만 하면 일단 연체는 아니게 된다."
이행기가 모두 도래해야 상계가 성립합니다. 임대차가 계속 중이라면 보증금 반환채무의 이행기가 오지 않았기 때문에 통보만으로는 연체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 오해 4. "조서만 있으면 임대인이 바로 문을 열고 내보낼 수 있다."
화해조서가 있어도 실제 강제집행은 집행관을 통한 절차로 진행됩니다. 조서는 소송 없이 곧바로 집행 절차로 넘어갈 수 있게 해 주는 근거일 뿐, 임대인이 임의로 실력을 행사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임차인이 보증금에서 월세를 제하겠다고 문자로 통보하면 그것만으로 상계가 성립하나요?
상계는 문자나 구두 통보만으로 요건이 갖춰지는 것이 아니라, 쌍방 채무의 이행기가 모두 도래해야 성립합니다. 임대차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채무 자체가 아직 이행기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임차인의 문자는 본인의 의사표시일 뿐 법적인 상계 효과를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결국 해당 월의 차임은 여전히 미지급, 즉 연체 상태로 남습니다. 이 부분을 정확히 알아 두면 임차인의 주장에 흔들려 대응 시점을 놓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Q이번 달만 밀렸는데 바로 명도를 진행할 수 있나요?
상가는 차임 연체액이 3기, 즉 여러 달치에 달해야 임대인의 해지권이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한 달치 연체만으로는 아직 해지 요건에 이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이 시점에 화해조서를 미리 마련해 두면, 이후 연체가 기준 기수에 도달했을 때 별도의 소송 절차 없이 이미 갖춰진 조서를 근거로 다음 단계를 진행할 수 있어 대응 속도가 크게 빨라집니다. 지금 당장 명도가 급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조서를 준비해 두는 편이 유리한 이유입니다.
Q임차인이 상계를 주장하며 계속 버티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연체 내역을 시간순으로 문서화해 두는 것입니다. 몇 월분 차임이 언제, 얼마나 미납되었는지 정리된 자료는 이후 어떤 절차를 선택하든 핵심 근거가 됩니다. 이미 화해조서가 있다면 조서에 담긴 상계 항변 차단 문구와 연체 증빙 자료로 조건 성취를 증명해 집행문을 받는 절차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아직 조서가 없는 상태라면, 지금이라도 전화 상담을 통해 상황에 맞는 조항 설계를 검토해 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02-591-2334로 연락하시면 상황부터 차근차근 안내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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